2020-84 ‘한 치 앞을 못 보며 살아가는 삶’

2020-84 ‘한 치 앞을 못 보며 살아가는 삶’: 2020.12.14 17:38 입력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700"><tbody><tr><td><img alt="2020-84 ‘한 치 앞을 못 보며 살아가는 삶’" src="http://munhwai.com/PEG/16079347746548.jpg" width="70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700"><tbody><tr><td><img alt="2020-84 ‘한 치 앞을 못 보며 살아가는 삶’" src="http://munhwai.com/PEG/16079348051673.jpg" width="70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 2020-84 ‘한 치 앞을 못 보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교훈------------------------------“오늘 산에 가실 거예요?”-오늘은 주말이니 좀 쉴까 합니다“산에 가실 거 같은데요…”☐페더럴 웨이에 거주하는 후배가 토요일 아침 8시11분(시애틀 시간 금요일 오후 3시11분)에 전화를 했다. “남자들이 왜 그리 할 말이 많으냐?”고 할지 모른다. 우리는 시애틀·타코마 동포사회의 움직임에서 사적인 일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다양한 소재의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와 대화를 나누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런데 어제 아침에 정확하게 48분22초 간 이어졌던 대화를 마치기 직전에 전화기 속의 후배가 나에게 웃으며 했던 말은 곧 현실화 되었다. 시간을 보니 정확하게 9시였다.☐후배와 전화를 끊은 후 습관처럼 카톡을 확인했더니, 10여개의 아침 인사와 함께 아침 7시1분에 대학 후배인 김 사장(아직도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에 나는 그를 김 사장이라고 호칭한다) 이 보낸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선배님, 아침 날씨가 무척 상쾌합니다. 오늘도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 같습니다. 가볍게 하이킹 어떠세요?” 잠시 망설였지만, 무의식적으로 내 손가락은 카톡 메시지에 대한 답장을 하고 있었다.-ㅇㅋ 몇 시? 어디서?   <o:p></o:p>“오늘은 북한산 족두리바위 again~! 천천히 오세요~!^^&”   <o:p></o:p>내가 카톡을 늦게 확인하는 바람에 이전의 산행을 위해 만나는 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은 12시30분이 조금 지나 약속 장소인 불광역 2번 출구에서 만났다.☐-김 사장, 오늘은 출발 시간이 늦었으니 사진 찍는 건 최소화하고, 조금 스피드를 내서 산행을 합시다.“선배님 말씀대로 하지요”☐김 사장은 웃으면서 동의했다. 우리들의 약속은 족두리봉을 거쳐, 향로봉을 지날 때까지 지켜졌다. 그런데 진흥왕순수비가 있는 비봉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넉넉한 체구의 20대 청년과 청년의 친구인 두 여성이 우리에게 “비봉 정상에 올라가실 건가요?” 물은 것이 발단이었다. “그럴 것”이라는 김 사장을 향해 세 청년들은 “저희는 포기하고 내려오는 길”이라고 했다.☐“젊은이들이 뭐 그리 겁이 많아요? 갑시다. 내가 안내할테니…”청년들은 앞장서는 김 사장의 뒤를 따라가며 “정말 괜찮아요? 우리 셋이 전부 포기하고 내려가던 길인데…” 소리를 연발했다. 내 뒤쪽에서 따라오던 중년의 부부도 “정말 올라갈 수 있을까요?” 질문을 던졌다. 내 앞과 뒤에서 같은 질문이 이어졌다.“올라갈 수 있어요. 저 앞에 가는 김 사장이 쉽게 오르는 걸 보여 드릴테니 그렇게 하세요”세 청년과 중년 부부는 진흥왕 순수비가 있는 비봉 정상에 올라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연신 김 사장을 향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그런데 내려가는 게 문제”라고 했다. 중년의 부부는 남편이 겁이 많은 대신 부인이 더 용기가 있게 앞 장 서서 비봉에 오르면서 남편을 향해 “겁먹지 말고 내가 했던 대로 해서 조심해서 올라오라”고 하는 바람에 정상에 오른 후 남편 분은 나한테 좀 핀잔?을 듣기도 했다.☐중년 부부는 비봉 아래쪽에 내려와서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세 청년 가운데 유일한 남자인 청년은 “너무 고맙다”며 “다 같이 기념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중년부부의 부인이 “제가 사진이라도 찍어드리는 것으로 감사를 대신하겠다”고 했다.☐세 청년은 모두 관악산 가까운 곳에 산다고 했다. 남자인 청년은 자신은 건축에 필요한 석면을 중국에서 수입해서 판매상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 너무 감사했다. 언제 다 함께 관악산 산행을 했으면 좋겠다”며 김 사장과 연락처를 주고받았다.☐세 청년은 더 이상 산행을 하지 않고 하산 길로 향했다. 비봉에 오를 때 겁을 내면서 나한테 계속해서 “아빠. 나 너무 무섭다”고 호칭하기에 “난 아빠가 아니고 할아버지”라는 대답을 주고받으며 웃었던 ‘분위기 메이커’라는 나 어린 청년은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하산 길로 가기 전에 “오늘 감사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 관악산 등산할 때 뵙자”고 했다.☐우리는 사모바위, 승가봉, 문수암벽, 문수암, 문수봉, 대남문 거쳐 북한산성 입구로 하산했다. 비록 북한산성 입구 300여 미터 정도는 헤드 랜턴을 사용해서 하산했지만, 다른 때의 산행에 비해서 사진 찍는 시간을 최소화했더니 산행을 훨씬 더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찍을 사진은 다 찍은 셈이고, 또 중년부부와 세 청년들에게 비봉까지 오르내리게 하는 등 좋은 일을 했으니 보람도 곁들인 셈이다.☐연신내 시장에 있는 김 사장의 단골 음식점에서 막국수를 먹고 있는데, 김 사장은 나에게 “몇 번 말씀드렸지만, 선배님의 산행 능력이 대단하시다는 걸 다시 한번 인정한다”며 “내년 1월에 1박2일 정도 예정하고 설악산 대청봉에 한번 가는 거 어떠냐?”고 물었고, 나는 “좋다”고 화답했다.☐오늘은 대설 주의보가 예상될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는데, 아직은 소식이 없다. 오늘부터 기온도 급강하할 것이라지만, 월요일에 ‘시혹스 대 뉴욕 젯츠’ 간의 풋볼 게임을 본 후에 눈 덮인 도봉산이나 수락산 산행에 나설까 생각 중이다.☐어제 아침에 “토요일이니 좀 쉬려고 한다”는 나에게 “산행에 나설 것 같다”고 했던 후배의 말이 적중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사는 게 우리네 삶이라는 교훈을 얻은 소중한 날의 산행이었다.<o:p></o:p>  <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700"><tbody><tr><td><img alt="2020-84 ‘한 치 앞을 못 보며 살아가는 삶’" src="http://munhwai.com/PEG/16079349040632.jpg" width="70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700"><tbody><tr><td><img alt="2020-84 ‘한 치 앞을 못 보며 살아가는 삶’" src="http://munhwai.com/PEG/16079350042356.jpg" width="70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table id="news_image" class="center" align="center" width="700"><tbody><tr><td><img alt="2020-84 ‘한 치 앞을 못 보며 살아가는 삶’" src="http://munhwai.com/PEG/16079350661552.jpg" width="700" align="absmiddle"></td></tr></tbody></t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