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가을편지(11) 참으로 잘 살고 갑니다

인기검색어 :

발행인 칼럼		뉴스		WA州한인사회공지		미주한인사회		이흥복 오리건州 지사장News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이민/법률		라이프		포토뉴스		동영상

04.24 (Wed) 18 : 59

홈

2012 가을편지(11) 참으로 잘 살고 갑니다: 2012.10.22 17:51 입력

김정태 munhwausa@gmail.com

<table width="150" align="left" class="left" id="news_image">
<tbody>
<tr>
<td><img alt="2012 가을편지(11) 참으로 잘 살고 갑니다" width="150" align="absMiddle" src="http://munhwai.com/PEG/13510575695945.jpg"></td></tr></tbody></table>닭죽과 스파게티와 채소 몇 가지
커피 한 잔을 마셔가며
바깥 활주로를 보며 랩톱에 점을 찍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 항공 라운지
 

뭐 그다지 튼튼한 빽도 없고 힘없는 나도
10년 넘게 아시아나 고객이라는 것과
주간지 발행인이라는 그 허울 좋은 명분으로
보내는 물건의 무게가 조금 오버됐어도 통과시켜주는 은혜를 입고
지금은 라운지에서 넉넉한 즐거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나도 이 조용한 분위기를 나름대로 즐기고 있지만
라운지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저마다 조금은 선택된 기분인지
한창 잘 나가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에는 눈길도 주지 않습니다
 

시애틀 타코마에 흘러간 옛 노래의 주인공이라도 오면
너나 할 것 없이 사진 한 장 함께 찍고 싶어 하던
우리 동포들의 얼굴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인간처럼 환경에 제빨리 적용하는 동물이 또 있을까?
제대로 절감하고 또 절감하는 이 시간
 

나 역시 마치 정의와 원칙을 부르짖고
마음의 결단과 행동을 하고 있지만
나에게 환경의 변화가 찾아온다면
변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이번 한국 방문 여러모로 의미가 있습니다
길거리에 오가는 사람들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
산과 바다와 계곡에서 스치고 지나친 사람들
모든 자연의 하나하나
내일 내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심정으로 바라 보면서
아, 이 세상은 참 아름답다는 
그 생각 이외에는 떠오르는 게 없었습니다
 

"혼불 하나면 됩니다...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참으로 잘 살고 갑니다"
 

혼불의 작가 최명희가 쉰 한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면서
던진 한 마디가 참 명언이었다는 생각에 기댈 때

아시아나항공 라운지 바깥에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오후 5시45분
시애틀로 향하는 비행기는 한 시간 후면 떠납니다

이 해가 가기 전 시애틀을 떠나 다시 한국 땅에 돌아오겠습니다
그때 나도 아름다운 세상 참으로 잘 살고 간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 참 좋은 분들 많이 만나고
참 좋은 소식 듣고 홀가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애틀로 향합니다 내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는 시애틀
비록 잠 못 이룰지라도 가겠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 항공 라운지에서